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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피로 증후군

작성자

김난희

작성일 2010-04-14 오후 6:10:10 조회수 605

 

 

 만성 피로 증후군

만성 피로 증후군
만성 피로는 치료해야 할 질병이다
원인 모를 피로, 질병이 보내는 신호다


과학과 의술이 발달할수록, 아이러니컬하게도 인류가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더 증가할 것이다. 그에 따라 만성적인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 역시 늘어갈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스트레스라는 것이 어떤 질병 못지 않은 중병으로 간주되듯, 피로 역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장기적인 피로감은 특정 질환과 관련하여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으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 피로 증후군일 수도 있다.


급격한 환절기와 본격적인 가을로의 진입을 겪으면서 인체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여름 더위와 불규칙한 비로 인한 습도 때문에 지쳐 있던 몸이 갑작스런 기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체 리듬이 파괴된 것인데, 이와 같은 변화는 식욕을 떨어뜨리고 숙면을 방해해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피로의 원인은 100여 가지
변화된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인체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부, 근육,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각종 호르몬 분비도 많아진다. 인체는 평균기온이 섭씨 10도씩 내려갈 때마다 평소 필요한 에너지량의 3%를 추가로 요구한다. 일교차가 섭씨 7도 이상이면 생체 리듬을 잃기 쉽다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추곤증(秋困症)'으로 불리는 각종 질환과 피로감은 날씨 외에도 신체 질환과 정신 질환, 사회적 스트레스 등 100여 가지의 원인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피로 증상은 생리적인 현상이다. 수면부족이나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는 것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쉽게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피로감을 느낀다면 무엇보다 휴식을 취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숙면을 취해주고, 가까운 공원에라도 들러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돌아오면 곧 좋아진다. 그러나 특별히 피로할 일이 없고 쉴 만큼 쉬었는데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얼굴빛이나 체중, 식욕 등 최근의 신체 변화를 되짚어보며 원인을 찾아야 한다.

만성 피로도 치료 필요한 질병이다
실질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 Chronic Fatigue Syndrome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만성 피로 증후군이란 명칭은 1988년에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의해 처음으로 제안된 것으로, 만성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여러 가지 징후를 통칭한다. 과로와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일반적인 피로와는 구별되는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현재 80만 명 이상이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피로를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니고 별다른 질병이 없는데도 6개월 이상 피로 증상이 지속되며 휴식을 취해주어도 컨디션이 전혀 호전되지 않으면 만성 피로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①충분히 쉬고 일을 줄여도 여전히 피곤하다 ②피로로 인해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③기억력·집중력이 떨어진다 ④인두통, 목 부분이나 겨드랑이 부분 임파선의 비대 및 통증 ⑤근육통, 부종이나 발적이 없는 관절통 ⑥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두통 ⑦잠을 자고 일어나도 상쾌하지 않고 정신이 몽롱하다 ⑧운동을 하고 난 뒤 24시간 이상 심한 피로감이 지속된다. 이상의 증세 중 4가지 이상이 6개월 이상 계속될 때 임상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이라 진단한다.
만성 피로 증후군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활동량이 많은 15~40세와 체력 저하가 쉽게 나타나는 60세 이후다. 그러나 만성 피로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스트레스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인체 면역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만성 피로의 원인은 육체적인 것보다 심리적 상태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정신적, 감정적 불균형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며, 수면장애와 스트레스, 우울증 등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먹고 걷고 쉬어야 한다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단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 시간 없이 지속적으로 자극에 노출되면 인체의 생체 리듬이 흐트러져 더욱 회복하기 힘든 상태로 빠져들게 되므로, 피로의 총량을 지속적으로 줄여주면서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에너지 대사가 저하되어 오히려 피로가 쌓이게 된다.
이럴 때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처럼 적절한 신체적 자극을 통해 심리적 긴장감을 늦추어 주는 방법을 활용해 보면 좋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특히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주 5일 12주간 가량 운동을 해주면 좋지만,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치료 목적의 운동을 처방할 경우 운동 시간이나 강도, 방법 등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피로 회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숙면 역시 적절한 운동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피로할 때는 음식 섭취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지만 과식과 비만은 절대 금물이다. 지방질이나 당분의 섭취도 줄이고 식물성 기름을 적절하게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가급적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통해 양질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섭취하고 균형 잡힌 영양식으로 몸을 달래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물론 삼가야 한다. 만성 피로에 담배와 술은 독약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커피나 탄산음료도 숙면을 방해해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고, 유제품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도 마그네슘 흡수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대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하루 8잔 정도가 피로 회복을 위한 권장량. 아침식사도 거르지 않는 게 좋다.
피로를 이기기 위한 생활 습관의 3요소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균형 잡힌 식사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라는 점을 숙지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그 외에 피로가 스트레스, 우울장애 등 심리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편안한 교류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이 좋다. 자신이 봉착한 문제를 혼자서 떠 안고 고민하지 말고 믿을 만한 사람들의 도움을 청하는 자세 역시 피로감을 이겨내는 중요한 힘이 된다.

몸이 보내는 질병 신호 감지하기
한 자료에 의하면 과로에 의한 단순 피로는 전체의 30%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신체적 질병에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속되는 피로감과 소화장애는 간 기능의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오후에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이 가중된다면 간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간염을 앓은 적이 있거나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면 다시 한번 간 기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경미한 지방간이나 간 기능 수치 변화만으로는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에 주의, 평소의 건강관리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
결핵도 피로감의 형태로 신호가 오는 질병 중 하나다. 후진국 병이라고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결핵 유병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실정이다. 피로감과 함께 기침, 가래, 옆구리 결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흉부 X-레이를 통해 결핵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식욕도 좋고 소화도 잘 되는데도 몸이 자꾸 마르고 소변이 잦으면서 피로하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반대로 피로감에 체중 증가가 동반된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미국에서도 13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왠지 피로하다고만 느꼈을 뿐 자신의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피로와 함께 만사가 귀찮고 무력감이 몰려든다면 갱년기 장애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안면홍조, 식은땀, 정서불안, 건망증, 요실금, 골다공증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축농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등 코에 이상이 생겨도 피로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수면 중 코를 많이 고는 수면무호홉증의 경우 코와 연결된 기도가 점점 좁아져 호흡량이 줄어들며 산소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더욱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신체적 질병이 전혀 없는데도 피로감이 가시지 않을 때는 심리적인 데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우울장애나 불안장애도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치료를 통해 해당 질병을 치료하면 피로감도 함께 사라진다. 그 외에도 류머티즘과 영양결핍, 비만, 고혈압, 심장병, 만성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성 간염, 심한 빈혈, 알레르기, 암에 이르기까지 많은 병들이 피로 증상을 유발하며, 역시 그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해야 피로감을 떨쳐버릴 수 있다.

이러한 만성피로 증후군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허로(虛勞), 노권상(勞倦傷)의 범주에 속한다. 허로의 증세는 다양하고 많지만, 대체적으로 오장을 떠나지 않으며 오장의 손상 또한 氣, 血, 陰, 陽에 지나지 않는다. 또 이들 증상은 발병원인과 체력의 허실 및 체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허로의 여러 증상들을 임상상 많이 볼 수 있는 일련의 공통 증후군으로 정리해 보면 크게 기허, 혈허, 음허, 양허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기허(氣虛: 기가 부족할 때)
쉽게 피로하고 권태감이 잦아 말하기도 싫고 움직이기도 귀찮아 하며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한 상태를 유지하며 숨소리는 미약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잘 흘린다.
이 때는 사군자탕, 보중익기탕 등으로 기를 보강해야 한다.

2)혈허(血虛: 혈이 부족할 때)
안색이 창백하고 이는 손톱, 발톱, 입술에도 나타나며 머리가 어지럽고 개운치 않으며 잠을 잘 못자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여자의 경우는 생리불순도 나타난다.
이 때는 사물탕, 쌍화탕 등으로 혈을 보충해야 한다.

3)양허(陽虛: 양이 부족할 때)
손발이 차거나 몸에 냉기가 많은데 특히 허리 아랫부분이 차며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약하며 소화가 잘 안되고 설사를 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며 날씨가 추우면 감기에 자주 걸리며 잘 낫지 않게 되고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약해지기도 한다.
이 때는 팔미환, 우귀음 등으로 양을 보충해야 한다.

4)음허(陰虛: 음이 부족할 때)
몸이 마르고 입이 바짝바짝 타며 피부가 몹시 건조하고 거친 편이며 작은 일에도 잘 놀래며 잠이 잘 안 오고 자면서 식은 땀을 많이 흘리고 오랫동안 기침을 하며 잘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육미지황탕, 좌귀음 등으로 음을 보충해야 한다.

이처럼 허로에 대한 한방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은 증후에 대응하는 보기(補氣), 보혈(補血), 보양(補陽), 보음(補陰)하는 방법이다.



글 김난희
도움말 조홍건(옛날한의원 원장 www.hwabyung.com)

     <club ACE 신문 2003년 9월 16일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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