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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신경정신질환 명의’ 조홍건 옛날한의원 원장 [韓方명의 열전 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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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한의원

작성일 2015-06-04 오후 10:04:46 조회수 1651

 

 

‘한방 신경정신질환 명의’ 조홍건 옛날한의원 원장 [韓方명의 열전 ❾]
“火病(화병)은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닙니다. 그냥 두면 마음이 상합니다”
기사입력 2015.06.04 10:19


- 조홍건 옛날한의원 원장은 한방으로 신경정신질환을 치료한다.

조홍건(趙洪健) 옛날한의원 원장은 국내 한방신경정신과 분야에서 유명한 한의사다. 1987년 그가 처음 쓴 ‘스트레스와 노이로제의 한방요법’은 신경정신질환 분야를 다룬 최초의 한방대중서로 평가받는다. 이후 조 원장은 ‘스트레스 병과 화병의 한방치료’, ‘노이로제와 화병의 한방치료’, ‘공황장애의 이해와 치료’ 등 7권의 책을 펴냈다. 학교나 병원이 아닌 일반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신경정신질환과 관련된 책을 가장 많이 펴낸이가 바로 조 원장이다. 서울 신사동에서 옛날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조 원장이 치료하는 질환은 최근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는 신경정신과 분야다. 그러나 환자를 대하는 방법이나 치료법은 한의원 이름처럼 ‘옛스러움’을 고집하고 있다.

조 원장은 지난 1983년 개원 이후 30년 간 꾸준히 한방을 활용한 정신질환 치료에 주력해왔다.

국내 최초 한방 신경정신질환 대중서 펴내
한방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기쁨(喜), 노함(怒), 근심(憂), 생각(思), 슬픔(悲), 두려움(恐), 놀람(驚) 등 7가지로 구분한다. 이 7가지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해야 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7가지 감정과 연결된 우리 몸의 오장육부는 점차 위험에 노출된다. 한방신경정신학계에서는 노함이 지나치면 간을, 기쁨은 심장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비장이, 근심은 폐에 무리를 준다. 또 두려움은 신장에 악영향을 준다. 

예부터 한방은 인간의 정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한방의 정신질환 치료법이 양방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몸과 마음을 하나의 관점에서 봤다는 점이다. 사자성어로 쓰면 심신일여(心身一如)다.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마음에 병이 들고 마음에 병이 들면 몸도 병이 든다고 봤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 바로 정신이다. 때문에 정신과 육체는 균형을 잡아야 건강하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조 원장은 어떻게 치료할까.

“우리 한방에서는 노하면 기가 상승하고 즐겁고 기쁘면 기가 부드러워진다고 말합니다. 슬프면 기가 흩어지고 생각이 많으면 기가 뭉치는 법이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두려우면 기가 가라앉습니다. 놀라면 기가 산란해지고 음(陰)을 고갈시키는 법이죠.”

예컨대 양방에서 말하는 강박증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마음속에 어떤 생각이나 장면 혹은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이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일정한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유명 영화제작자 겸 기업인인 하워드 휴즈가 강박증으로 세상을 떠났을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한방에서는 강박증을 가리켜 사상비(思傷脾)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지나친 생각이 비장을 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조 원장은 강박증 환자에게 귀비탕(歸脾湯)을 사용해 저하된 비장의 능력을 원상태로 되돌려놓는다. 조 원장은 “병은 주변에 널리 알려야 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병의 치료는 떨어진 부위를 정상 수준의 능력으로 복원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귀, 원육, 인삼, 황기, 백출 등이 들어간 귀비탕은 쓸데없이 생각이 많고 자꾸 의심이 드는 강박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강박증은 결국 욕심 때문에 생기는 마음의 병이라고 봐야 합니다. 때문에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자기 능력껏 열심히 일하는 등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력해도 안 될 것 같다면 빨리 체념하고 생각을 바꾸는 게 낫죠.”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스트레스는 한방용어로는 노상간(怒傷肝)이다. 지나치게 화를 내게 되면 간에 무리가 간다는 뜻이다. 최근 연예인 다수가 오랫동안 앓아왔다고 공개해 세간의 관심을 받은 공황장애 역시 조 원장의 전문 분야다. 공포감에 당황하는 증상이라는 뜻의 공황장애는 최근 경기 불안과 취업난 등의 이유로 환자 수가 빠르게 늘어난 정신질환이다. 가령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심장이 뛰고 숨이 막힐  듯하면서 어지러움과 식은땀을 흘리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마비될 것 같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공황장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다.


- 조홍건 원장은 “화병을 계속 방치하면 공황장애, 강박증, 우울증, 사회공포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홍건 원장이 김남일 학장(오른쪽)의 맥을 짚어보고 있다.

심장이 허약하면 모든 정신질환 발병
어떤 이는 곧 심장이 멎어서 죽을 것 같아 구급차를 부르지만 병원 도착 후 모든 검사를 받아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이는 공황장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조 원장은 공황장애 증상을 오래 전부터 한의학에서 연구해온 ‘심담담대동증(心澹澹大動證)’의 개념으로 해석했다. 한방에서 말하는 심담담대동증은 불안증과 공포증이 복합된 상태다.

그렇다면 이 모든 정신불안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정신불안이 몸의 부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신질환은 절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병이다. 조 원장은 정신질환의 원인을 가리켜 심허(心虛)라고 설명했다. 직역하면 심장이 허약하다는 뜻이다. 공황장애는 유전, 체질, 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서 생겨나지만 그 중심에는 심허가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실업률, 퇴직률 모두 높아진 현실은 현대인을 공황장애라는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화병이다. 화병(火病)은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미국 정신의학회 및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분노 증후군(anger syndrome)이라는 정식 질병의 하나로 공인하고 있는 정신 질환이다. 정식 의학 명칭도 화병(Hwabyung)이다. 발병 원인은 마음속에 쌓여 있는 불만이나 분노가 만든 기와 열이 가슴이나 얼굴 머리 부분까지 퍼지면서 생겨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말로 울화병(鬱火病)이라고도 한다. 한방에서 화병은 명나라 때 명의였던 장개빈(張介賓)이 <경악전서-화증>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일찍부터 정신질환의 심각성을 간파한 탓에 조 원장은 국내 개인 한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강박증, 공황장애, 화병 전문클리닉을 열었다.

“한의학에서 화(火)란 격렬한 감정이나 심기의 흥분을 말합니다. 그런데 감정 표출이 과도하면 오장육부에서 화가 일어나는데 그럴 때 생겨나는 것이 바로 화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통, 불면증 등도 모두 화병의 범주에 들어가죠. 화병 환자에게는 기의 순환과 이뇨 작용을 돕는 약을 처방합니다. 아울러 전중, 중완, 백회 등의 혈 자리에 침도 놓습니다.”

조 원장은 화병을 단순한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일부 한의사들이 화병을 가리켜 고부갈등이나 배우자 외도 등 불합리한 상황을 많이 겪은 우리나라 여성에게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분명하게 했다. 그는 “과도한 업무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실업, 사업실패, 사회적 소외감, 치솟는 물가와 집값 폭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최근 화병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흔히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사람에게도 쉽게 발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병은 피로감, 두통, 소화불량, 우울증 등 여러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증상을 갖고 있으면서 가슴 정중앙을 눌렀을 때 많이 아프다면 한번쯤 화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병은 심장혈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화병의 ‘화’가 흡연, 콜레스테롤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고 말한다. 

조 원장은 “제때 치료하지 않고 화병을 계속 방치하면 과호흡증후군, 흉통, 비만, 혈압 상승, 당뇨수치 상승 등의 합병 증세를 보일 수 있고, 이보다 더 심해지면 허혈성 심장병, 부정맥, 공황장애, 강박증, 우울증, 사회공포증 등의 병증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오래 전부터 신경질환 환자를 치료해본 덕분에 임상 경험이 많다. 그는 화병이 주로 생기는 사람들은 갱년기에 접어든 중장년층과 다양한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돼 있는 청년층으로 보고 있다.

신경정신과 질환을 치료하는 한의사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무엇일까. 그는 한방을 활용한 신경치료에 대해 일반인의 인식이 여전히 낮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방으로 신경정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느냐고 묻는데, 제가 보기에는 효과 면에서 양방을 능가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내원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양방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뒤늦게 한방 치료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치료기간이 길 수밖에요. 어떤 경우에 한방은 양방보다 치료 기간이 훨씬 짧아요. 그런데도 많은 환자들이 양방 치료로 더 이상 차도가 없다고 생각하면 한방 치료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조 원장은 양방의 신경안정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장기 복용할 경우 약물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조홍건 원장은 “양방의 신경안정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며 “장기 복용할 경우 약물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기에 한방으로 다스리면 완치 확률 높아져
조 원장은 경희고와 경희대 한의과대를 졸업한 뒤 동(同)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올(All) 경희인’이다. 대학원에서는 본초학(本草學)을 전공했다. 지난 1998년 박사학위 논문으로 <수종의 한약재가 B형 간염바이러스 증식억제에 미치는 효과>를 썼다. 약재를 주제로 한 본초학을 전공해서인지 그는 신경정신질환과 관련한 처방법이 다양하다. 지난 1995년에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중의학원 객좌교수를 지냈으며 1995년부터 1997년까지는 대한본초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1년에는 국내 대학에서는 최초로 두원공과대에서 한의사 학교의(學校醫)로 위촉됐다.

그가 내원한 환자들에게 강조하는 치료법은 이도치심요병(以道治心療病)이다. <동의보감> 신형편에서는 ‘이도요병’이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이도요병을 말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 미리 병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의(心醫)며, 병의 치료에도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데 반드시 그 마음을 바로잡으려고 수양하는 방법에 의지하여 쓸데없는 망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 원장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네 가지 진단법인 망(望), 문(聞), 문(問), 절(切)을 사용한다. 편안한 상태에서 환자와 상담을 나누다보면 오랜 임상 경험에 의해 환자의 현재 상태 등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받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환자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것이 호흡법인데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생각되면 긴 호흡을 가다듬은 뒤 행동하세요. 이거 하나만 해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또 근육이완법이라고 해서 근육을 순식간에 확 당겼다가 서서히 푸는 방법도 좋습니다. 3~4회 정도 하게 되면 마음이 진정을 하게 되거든요.”


▒ 조홍건 원장은…
1957년 충북 청원생, 81년 경희대 한의과대 졸업, 98년 동(同) 대학원 한의학박사, 2006년 우초학회 회장, 現 옛날한의원 원장.
기사: 김남일 경희대 한의과대 학장 (southkim@khu.ac.kr)
사진: 염동우
출처 : 이코노미조선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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