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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박증의 임상양상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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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한의원

작성일 2010-04-28 오후 5:39:05 조회수 884

 

 

 7. 강박증의 임상양상 下
 

(9). 위험, 자해, 부끄러움에 관한 유형

환자가 부끄러움, 수치, 위험, 자해 등에 관련된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유형입니다. 거의 이런 증상은 환자가 싫어하거나 거부감이 있으면서도 한 번 해보려는 이중심리와 관련됩니다. 예를 들어, 길을 걸을 때 혀를 날름거리거나 자꾸 손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경우입니다. 자신이 부끄럽거나 무의미해도 한 번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뜨거운 물에 손 담그기, 머리카락 뽑기 등 위험하거나 자해적인 행동도 나타납니다.





(10). 강박적 축적 (compulsive hoarding : 수집행동)

정리정돈을 하고 보이지도 않는 먼지를 닦아내기 위해 야단법석을 떠는 강박장애 환자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집안을 온통 난잡한 쓰레기더미로 만들어 놓는 강박장애 환자들도 있습니다.



수집행동과 관련된 강박장애 유형은 생활 공간을 난잡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언젠가 필요할 것’ 이라는 생각으로 필요 없어 보이고 심지어는 쓰레기로 취급될 만한 물건을 차곡차곡 쌓아 모읍니다. 나중에 이들이 정말로 필요한 물건을 찾아내어 활용할 수 있을까? 정답은 아마도 “아니오”일 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중요한 부분에만 밑줄을 그어야 줄 긋는 의미가 있는 것이지, 중요하지 않은 모든 부분에 다 줄을 그어 보십시오. 책만 너덜너덜해질 뿐입니다. 물론 누구나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쓸 만한 물건이 있으면 지하실이나 창고에 보관해 둡니다. 그러나 강박적인 수집행동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주거공간을 온갖 수집물로 가득 채워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합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을 보관하거나 가치 있는 물건을 수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외국 주화나 기념우표를 수집하는 것, 또는 한 음악가의 앨범만을 끈기 있게 수집하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박적인 수집행동은 이러한 정상적인 수집행동과는 몇 가지 차이점을 보입니다.

우선 강박적인 수집행동에서는 거의 쓸모없어 보이거나 낡고 가치 없는 물건들에 대해서 집착을 보인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날짜가 지나 누렇게 바랜 신문을 차곡차곡 쌓아 모으거나 신문지에 끼워져 배달되는 광고지나 팸플릿을 모으는 등 그다지 중요해 보이지 않은 물건들에 집착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주요한 차이점은 생활공간이 난잡한 쓰레기로 가득 차게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낡은 신문지이든 돌멩이든 간에 이들의 수집물이 주거공간을 메우기 시작하면 문제가 여간 심각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거나 주워와서 주거공간을 가득 메우게 된다는 것은 강박장애로서의 수집행동을 정의해 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집과 축적의 강박행동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학업 및 직업 기능의 수행에 지장이 생기는 것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수집물을 다른 사람이 만지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치우는 것에 대하여 과도한 불안감을 느끼며, 수집행동에 몰두하느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기가 수집한 물건이나 수집행위 자체에 대해서 그다지 심한 불편감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신주단지 모시듯 수집물을 관리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처럼 수집 유형의 환자는 그런 증상으로 인한 괴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증상이 강박증이 아닌 별개의 증상이라는 논란도 있습니다.



씻고 확인하는 강박장애 환자들은 그렇지 않으면 일어날 끔찍한 일을 두려워하면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자기의 행동에 대해 불편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수집하는 강박장애 환자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그다지 불편해 하지 않고 자기행위에 대해 저항하거나 억제하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으며 그 수집 물건들 틈에서 살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이렇듯이 이들은 그 문제에 대해 갈등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강박증 환자들보다 열심히 치료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병원을 찾게 되는 것도 주변 사람들이 너무 괴로워 떠미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1). 언어 관련 유형

먼저 글에 대한 증상을 보면, 환자는 글을 읽을 때 같은 문장, 또는 같은 단어를 계속 반복해서 읽습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시험을 칠 때 ‘다음 글을 읽으시오.’라는 문장을 읽는다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그 문장을 읽고 바로 시험 문제를 읽지만, 환자는 ‘다음 글을 읽으시오.’라는 문장만 수회, 수십 회 이상 읽습니다. 때로는 그런 문장 밑에 볼펜으로 줄을 그어가면서 읽다가 종이가 찢어지기도 합니다.

말과 관련된 증상을 보면, 환자는 말을 할 때 단어 하나까지도 정확히 발음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환자가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하려고 한다면, 이 때 ‘공’자에 너무 신경을 써서 말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공, 공, 공부 열심히 해라.’ 또는 ‘공부, 공부 열심히 해라.’ 등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말을 더듬게 됩니다.





(12). 강박적 지연 (compulsive slowness : 지연행동)

강박적 지연은 강박증상중 비교적 흔하지 않은 증상의 하나입니다. 이 증상은 어떤 행동을 시작하는데 아주 느린 것을 말합니다.

강박장애 환자들이 반복적이고 의례화된 강박행위에 몰두하고 있는 한 지연행동을 필연적으로 나타낼 수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소수의 강박환자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지연행동이 다른 의례행위에서 비롯되는 부차적인 결과가 아니라 그 자체가 일차적인 강박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양치질을 하는 데 무려 30분이 걸리고, 면도를 하는 데는 한 시간이 걸리고, 목욕을 하는 데는 무려 두 시간이 걸립니다. 이들이 중간에 또 다른 강박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양치질하고 면도하고 샤워하는 데 그토록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강박적인 지연행동은 자기관리행동과 같은 간단하고 일상적인 수행 과제에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때로는 직무 수행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간단한 서류 하나 작성하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해 봅시다. 거의 직장생활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강박적 지연에서 보이는 의례적인 행동은 공포, 불안이나 병적인 의심과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요소들과 관계없이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지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빨리 행동을 하면 뭔가 실수할 것 같고, 잘못될 것 같아서 천천히 하여 지연이 되기도 합니다.

대개의 경우 강박지연행동을 보이는 환자들은 자신의 강박적이고 지나치게 꼼꼼한 수행에 대해 저항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단 나타나면 만성화되는 것이 보통이며, 최악의 경우 한 사람을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피폐한 존재로 만들어 놓습니다. 이들이 사회적으로도 고립되고 외톨이로 지내게 되는 것도 당연할 것입니다.

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강박사고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듯합니다. 일차적으로 강박지연행동을 주 증상으로 하는 환자들도 내면에는 대칭이나 정확성, 의례화된 순서 등 저마다 다른 내용의 강박사고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3). 순수 강박사고 유형(공격적, 性的 및 종교적인 강박관념)

강박증 환자의 머리속에서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어떤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 중 비교적 자주 나타나는 것이 폭력적인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주위에 칼이나 연필 같은 뾰족한 물건이 있으면 그 물건으로 아이를 찔러 죽일 것 같은 두려운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어 아이를 돌볼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또는 아이를 데리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아이를 던져 버릴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더럽고 상스러운 생각들이 들 때도 있는데, 난잡한 성적 장면이 자꾸 떠올라 죄를 지었다고 괴로워하는 종교인도 있고, 남자만 보면 자기도 모르게 사타구니에 눈이 가면서 남성 성기의 영상이 자꾸 떠올라 괴로워하는 여학생도 있습니다.



또는 형이상학적, 종교적 의문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의문은 애당초부터 결론이 날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우주의 기원은 무엇인가, 신은 누가 창조했나, 인생은 어디서 왔느냐는 등 해답 없는 의문을 반복합니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 아무 때고 불쑥불쑥 ‘기독교는 사악한 종교다’라는 생각이 뇌리에 파고들어와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생각을 반복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책상다리가 왜 넷이냐, 공부할 때 다리를 꼬는 것이 나을까 벌리는 것이 나을까 하는 생각이 반복되어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강박관념들은 모두 머리속으로만 하는 강박행동 즉 ‘순수 강박사고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의 생각, 원치 않는 성적인 내용의 생각, 신성모독적이거나 도덕관념에 배치되는 생각 등은 ‘순수 강박사고 유형’ 환자들의 단골 메뉴인 것 같습니다. 이것들은 공통적으로 생각 자체가 매우 혐오스러운 것들이며,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내용의 생각들이 많습니다. 또 죄책감을 일으키는 도덕관념에 위배되는 내용이 많습니다.





(14). 기타

전술한 유형 외에 환자의 경험, 가치관 등에 따라 강박증 유형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회 이상 혈액검사, 귀신에 대한 끊임없는 공포, 음악소리가 계속 머리에 떠오르는 경우, 어떤 동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 등 증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어떤 경우든 강박 증상은 당사자가 하기 싫은 생각, 행동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 병적 상태입니다.



우울증과 불안증상이 공존하는 일이 흔합니다. 이 증상들은 강박장애를 없애야 되겠다는 강한 집념과 이 집념이 언제나 실패로 돌아간다는 좌절감 때문에 일어나는 2차적인 증상입니다. 또 공포증상과 기피현상도 자주 공존하는데, 이는 자기가 반복생각 혹은 반복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세균, 오염, 더러움 등에 대한 강박증이 있을 때 이러한 공포와 기피가 현저합니다. 강박장애에서 일시적으로 망상수준에 속하는 관계망상, 망상적 지각이 나타나는 수가 있는데, 이 때는 통찰력이 결여되기도 합니다.



이상을 종합하면 강박장애는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습니다.

첫째, 불운하고 재앙적인 결과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힙니다.

둘째, 자신의 강박사고가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라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셋째, 강박사고를 떨쳐내기 위해 저항해 보지만 의도적으로 생각을 통제하려고 노력 할수록 강박사고는 더욱 악착같이 떠오르게 됩니다.

넷째, 강박행위를 함으로써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다섯째, 강박행위는 보통 특별한 순서에 따라 의례화되어 수행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여섯째, 강박행위 역시 불편감을 주기 때문에 이에 저항하게 만듭니다.

일곱째,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강박행위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강박장애는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보면 불안장애의 한 종류입니다. 증상의 양상은 불안자극으로부터의 회피행동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회피행동은 형태에 관계없이 불안자극에 대한 과도한 통제의 노력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역기능적입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법은 이러한 강박사고를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의도적인 통제 노력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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