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특화바람이 분다(7) - 신경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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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04.03.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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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이해는 기본, 애정과 인내력은 필수
사진설명-미니인터뷰 정대규
□□□ 신경정신 전문한의원 □□□
지난달 대구지하철 참사의 방화용의자가 우울증상을 보였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경정신 전문한의원인 옛날한의원(원장 조홍건)을 찾은 한 환자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외출만 하려하면 집에 가스는 잠갔는지, 문은 잠갔는지 강박증에 시달려 내원한 경우였다. 조홍건 원장은 “요즘엔 고입이나 대입을 앞둔 수험생이나 취업을 앞둔 대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까지도 성적 강박증에 걸린 환자가 많이 내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종 스트레스 질환, 우울증, 신경증 , 공황장애, 홧병 등 신경정신질환을 특화해 전문으로 치료하는 전문한의원이 전국에 7~8개에 이르며 이중에는 홧병, 공황장애 만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1983년 개원한 조홍건 원장은 “압구정동이라는 상류지역에 위치한 탓인지 대부분 신경성 질환 환자가 오는 경우가 많아 그쪽을 전문으로 진료하게 됐다”며 “30~40대 초반 환자가 가장 많으며 공황장애, 강박증, 불안증 등의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김지혁 원장(김지혁한의원)은 “5세부터 60세 이상 환자까지 다양하지만 40~50대 여자 환자가 특히 많이 내원하는 편”이라며 “공황장애 등 불안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제일 많다”고 밝혔다.
인천 삼대한의원 이석준 원장도 “40~50대 환자가 많이 내원하는 편으로 특히 IMF 이후 남자 환자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 층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다양하며 공황장애 등 불안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내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기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보통은 6개월 이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환자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김지혁 원장은 “환자들 대부분이 양방치료를 받아본 경험이 있거나 한방과 병행할 목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양방에서는 2~3년 정도 치료를 기본으로 생각하면서도 한방에서는 빨리 치료되기를 희망하는 환자가 많아 치료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조홍건 원장은 “대부분의 환자가 양방치료에 불만족을 느끼거나 치료효과를 보지 못해 내원하며 또한 환자자신이 약의 내성 등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며 “양방에 비해 비싼데도 한방치료를 받으러 오는 것은 그만큼 양방치료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방의 항우울제나 안정제 등과 달리 내성이나 부작용이 없는 한약치료의 큰 장점을 믿고 양방 치료약을 중단하려는 환자들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삼대한의원 이석준 원장은 “양방의 정신치료와 달리 한의원을 내원하는 경우 정신병이라는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어 환자의 심리위축을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환자와 가족이 편안해 한다”고 덧붙였다.
치료방법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상담 치료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초진의 경우에는 상담에 1시간 이상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상담을 통해 얼마만큼 환자의 긴장을 풀어주고 대화를 통해 환자의 마음을 움직여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조홍건 원장은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자신의 병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며 “어떤 환자와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하든 모두 통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지식을 쌓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질병의 특수성으로 환자들이 하루에도 수시로 한의원에 전화해 불안을 호소하는 등 인내력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홈페이지를 통한 상담도 내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병의 특성상 내원에 대한 접근성이 쉽지 않은 탓인지 홈페이지나 전화 상담을 통해 내원으로 연결되는 경우다.
조홍건 원장은 “문제는 정보사회 가속화 속에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을 어떻게 한방으로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치료효과에 대해서 질환의 특성 상 환자들이 입소문 내기를 꺼려하는 점과 한의사들도 보이지 않는 부분을 치료해야 하는 힘든 분야라는 선입견 때문에 신경정신 쪽으로 특화하려는 한의사가 적다고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혁 원장은 “요즘 추세가 돈이 될 것 같은 분야에만 몰리는 분위기라며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는 후배 한의사가 적어 안타깝다”고 했다.
물질문명의 발달과 정보사회의 급속화, 가열되는 경쟁시대 등으로 각종 스트레스 질환 등 신경성 질환은 늘어가는 추세다.
관계자들 대부분이 신경정신 전문한의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나 대중에게 신경정신질환 분야의 한의학적 치료효과를 알리고 발전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 신경정신 질환 환자의 수도 늘어 갈 것이라고 전망해 볼 때 이 분야에 대한 한의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한의학 치료의 장점을 알리고 극대화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두영 기자
[미니인터뷰]
정대규(한방신경과학회장·경산대 대구한방병원 신경과)
▷ 신경정신전문 분야 특화 한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제는 환자가 자신의 병에 따라 양·한방에 어떤 과를 갈지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또한 의료 세분화, 전문의 배출 등 전문화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 중에 신경과는 한방의 다른 과 보다 장점을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 어떤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가?
로컬의 대다수 환자 중 통증환자를 제외한 환자의 상당수가 신경정신과 쪽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쪽의 치료효과를 내세워 진료하면 전망이 높다고 생각한다. 원래 한의학 치료가 정신과 육체를 같이 컨트롤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환자들도 거의 양방치료를 한두 달 이상 받아 본 환자로 치료의 부작용 등을 환자자신이 너무 잘 알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 이 분야 전문한의원의 향후 전망은 ?
문제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이 컨텐츠를 어떻게 구성·운영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질환에 대한 입체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또한 전문적인 지식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출처 : 한의신문 https://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3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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