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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성 증상 양성 증상은 조현병(정신분열병)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증상,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정신병적 증상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양성 증상에는 환청이나 환시 같은 감각의 이상,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망상 같은 생각의 이상, 그리고 생각의 흐름에 이상이 생기는 사고 과정의 장애 등이 있습니다. 양성 증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대단히 기괴하고 심각해 보이지만, 음성 증상에 비하면 약물 치료에 의해 비교적 빨리 쉽게 좋아지는 증상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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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각(幻覺) |
주위에 아무도 없는데 사람의 말하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증상이 환청입니다. 그 내용은 대부분 간섭하거나, 비웃거나, 욕하거나, 명령하는 내용으로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만, 매우 드물게 충고나 칭찬 같은 즐거워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물론 정신분열증에서는 환청 외에도 헛것이 보인다거나[환시], 이상한 냄새가 난다거나[환후], 음식이나 음료수의 맛이 이상하다거나[환미], 피부의 촉감이 이상하다는[환촉]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으나, 환청을 제외한 지각장애의 경우는 정신분열증보다 오히려 뇌 손상을 받은 환자에게 더 잘 나타납니다. 정상인도 아주 피곤한 상태로 막 잠이 들거나 깨려는 순간이나 약물이나 술로 인해 헛것을 보기도 하고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아주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에서 나타나는 환청의 유형은 잠이 들지도 않았고 술이나 다른 약물을 전혀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며, 이 상태는 장기간 지속됩니다. 환자에게서 처음으로 환청이 나타나면 환자는 무척 당황해하고 심한 경우 공포에 질리게 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거나, 종교적 도움을 구하거나, 심령과학에 매달리면서 나름대로 왜 자신에게 어떤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발버둥칩니다. 그래서 자신이 수긍할 만한 그럴 듯한 논리를 만들어 환청으로 인한 자신의 불안감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환자는 환청이 실제로는 자신의 내적 갈망이나 생각이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고 믿으며 따라서 점차로 현실감을 잃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즉 환청의 내용과 대화를 주고받기 때문에 혼자서 중얼거리거나, 까닭 없이 실실 웃거나 울고, 상대편의 말을 즉시 알아듣지 못하거나 갑자기 난폭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환청은 정신분열증에서 가장 흔한 지각장애입니다. 환자가 방안에 혼자 있을 때 그는 목소리만 존재하는 누군가와 말합니다. 그는 그 ‘누군가’에게 큰소리로 ‘가라’고 외치기도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그것이 환자들에게는 거짓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환자들은 실제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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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망상(妄想) |
망상이란 사실과는 다른 생각을 실제 사실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일반인들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어떠한 논리적 대화나 설득, 과학적인 근거 제시에도 교정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느냐고 물으면 수긍이 갈 만한 설명을 하지 못합니다.
간혹 망상이 기본이 되는 전제조건만 잘못되어 있고 그 후의 전개는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연결되어 있어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것이 망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정신분열증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망상으로는 피해망상, 관계망상, 과대망상, 조종(피조종)망상, 신체망상 등이 있습니다. 환자에 따라 망상은 다양하게 나타나며, 보통 여러 망상을 복합적으로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어떤 망상은 환청 경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1) 피해망상 누군가가 나에게 해를 입히려 하고 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들려 하며 심지어는 ‘나를 죽이려 한다’고 생각하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주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경찰이 나를 쫓고 있다”, “누군가 나를 죽이려고 음식에 독을 넣었다”는 식입니다. 환자는 자신이 그러한 취급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러한 피해망상을 부정하려고 노력하나, 그런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들면서 결국 현실감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러한 망상 때문에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고발하는 등의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2) 관계망상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상 사건들이 자신과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건이나 다른 사람들의 의미 없는 행동이 이들에겐 모두 무엇인가를 자신에게 ‘암시’하고 있다고 여겨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방송의 내용이 나를 빗대어 이야기한다”, TV에서 어느 유명가수의 공연장면을 보고 “나에게 사랑한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느끼거나, “가로등의 불이 갑자기 꺼진 이유는 나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기 위해서이다”고 생각하는 것 등입니다. 이러한 관계망상 역시 타인들과 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야기합니다. 27세의 한 여자 환자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웃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자꾸 수군거린다”고 불평을 늘어놓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자신이 가까이 가면 갑자기 말을 멈추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자주 이웃사람들과 말다툼을 벌였으며, 급기야는 폭행까지 했습니다.
56세 남자환자는 자신의 입원실이 312호였습니다. 그는 주위로부터 이전 입원환자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3월 12일 나는 죽는다”는 관계망상에 빠져 우울 증세를 보인 적이 있습니다.
3) 과대망상 실제보다 자신이 아주 위대한 인물이거나, 혹은 특수한 초능력이나 영적인 힘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유형입니다. 이 증상을 보일 때에는 함부로 돈을 쓰거나 자꾸 일을 벌려 경제적 · 법적인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대개는 병전 성격이 열등감과 패배감이 심하던 사람이 발병하면 보상 차원에서 이런 망상을 흔히 보입니다. 22세 된 여자 환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그는 자신이 하느님의 아내라고 주장합니다. 그 환자는 항상 “너는 내 아내야”라는 소리를 항상 듣고 있으며 그것은 하느님의 소리가 틀림없기 때문에 자신은 하느님의 아내라는 것입니다.
4) 조종망상 조종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하고 있으며, 자신은 그것에 저항할 만한 힘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TV나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리를 신이나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주입’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 소극적인 저항을 해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에 순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그러한 조종을 거부할 경우, 커다란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28세의 한 환자를 예로 들면, 그는 거리의 신호등 색깔이 자신에게 어떤 경고를 하고 있다고 느껴 만약 빨간 신호등을 우연히 보았을 때는 어떤 경우라도 바로 집에 들어와 꼼짝 않고 지냅니다. 또한 길거리에 튀어나온 돌멩이가 있으면 반드시 밟고 지나가야 마음이 놓인다고 합니다.
어떤 환자는 다른 사람이 텔레파시나 무전기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자신의 머리 속에 계속 집어넣는다는 망상, 혹은 TV를 보고 있으면 TV가 자신의 몸 안에서 기를 뺏어 가버려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망상 등의 괴이한 사고를 보이기도 합니다.
5) 신체망상 자신의 신체 어느 부위가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믿거나 혹은 자신의 몸에 큰 이상이 있다고 믿는 유형입니다. 이러한 신체망상은 보통 관계망상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신체 이상이 타인과의 접촉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여 자신도 그렇게 믿게 되는 것입니다. 즉, “어떤 사람과 악수를 했는데 그 후로 손에 물집이 생기고 간지럽다”거나 “다른 사람이 자꾸 나를 쳐다보는 것을 보니 내 얼굴이 이상하게 생긴 것이 틀림없다.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 혹은 “내장이 썩어들어간다”는 생각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
(3) 사고진행의 장애 |
조현병 환자는 일반적인 사고의 흐름과 다르게 비논리적인 순서로 생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은 환자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게 됩니다. 묻는 말에 엉뚱하게 대답하는 상관성의 결여나 앞뒤 연결이 되지 않게 조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일관성의 결여를 보이기도 합니다. 다시말해, 사고과정이 논리적 연결을 잃거나 토막토막으로 단절되기도 합니다. 또 이들이 말은 계속하지만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적절한 정보는 거의 전달하지 못합나다. 한마디로 ‘말의 핵심’을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밖의 양성 증상으로 한 가지 자세만을 계속 유지하는 긴장증적 증상이 있습니다. 아주 극단적인 경우 의미가 없는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하거나, 반대로 동상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고 아무 반응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밀납인형처럼 고정된 자세를 취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세를 바꾸어 놓으면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조현병 환자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반복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사실은 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행동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 설명한 양성 증상들은 약물 치료를 진행할 경우 비교적 쉽게 호전됩니다. |
2. 음성 증상 음성 증상이란 정상적인 감정반응이나 행동이 감소하여 둔한 상태가 되고, 사고 내용이 빈곤해지며, 의욕 감퇴, 외부세계와의 단절로 인한 사회적 위축 등을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정서적 둔마(情緖的 鈍痲), 운동성 실어증(運動性 失語症), 무의욕증, 무쾌감증, 주의력 손상 등이 있습니다. 정서적 둔마란 감정적 표현과 반응이 감소된 것을 말하며, 운동성 실어증은 사고와 인지기능의 빈곤으로 말을 하지 못하거나 곤란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서적 둔마(情緖的 鈍痲)가 심한 경우에는 환자들에게서 눈 여겨 볼 만한 정서적 반응이나 표현이 거의 또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나 자극에도 얼굴 표정은 마치 인형처럼 무표정하고 꿈적하지 않아 흡사 감정이라는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거나 주위 어느 것에도 무관심하여 이에 대한 감정 반응을 전혀 하지 않아 이 세상과는 전혀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장대소하는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오히려 눈물을 흘리는 등 상황에 맞지 않는 감정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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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조현병 환자들은 웃거나 울거나 화내거나 하는 감정 표현이 점차 줄어들고, 병이 더 악화되면 무표정에 가깝게 변화되어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현병 환자들은 외부와의 접촉t을 일체 끊고 하루 종일 자기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기본적인 위생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아무 생각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일상적인 생활, 상황에 적절한 옷차림, 수면 관리, 적절한 식사 예절, 위생 상태 관리 등이 어려워집니다. 환자의 가족들은 이러한 환자모습에 대해 “게으르다”,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바보가 되었다”, “어린애처럼 군다” 는 등의 말을 하고 답답해하며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성 증상은 일반적으로 양성증상보다 약물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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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지 증상 인지 증상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능숙하게 처리하던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기억력이나 문제해결능력도 현저히 감소합니다. 또한 인지 증상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조현병(정신분열병) 환자의 사회적, 직업적 기능을 감퇴시켜 환자들이 사회에 복귀하지 못하고 실직하여 좌절감을 맛보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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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잔류 증상
조현병(정신분열병) 환자들은 치료에 의해서든 자연적이든 심한 급성기에서 벗어나게 되면 잔류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 기간은 음성 증상과 인지 기능의 장애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잔류증상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약물치료와 더불어 재활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