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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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대장증후군
과민성 대장이란 일종의 기능성 위장장애로서 전혀 기질적인 병변이 없이 단순한 대장의 운동기능 이상을 말하는 것으로 장신경증(腸神經症), 장불안증(腸不安症)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는 대장뿐만 아니라 장관(腸管) 전체의 기능 이상에 의한 병이므로 '과민성 장관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장관의 운동과 분비의 기능이 항진되기 때문에 설사, 변비, 복통, 복부팽만감을 위시하여 모든 소화기증상이 나타난다. 아울러 동계(動悸), 발한, 두통 등 전신의 자율신경실조의 증상이나 불안감, 초조감, 우울감 등의 정신증상도 나타난다.
기능성 병이므로 여러 가지 정밀검사를 하여도 증상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뚜렷한 기질적인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육체적 노동자보다 정신 근로자에게, 농촌사람보다는 도시인에게 더 많으며 특히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많기 때문에 인텔리 병 또는 문명병이라고도 말하는 심신증의 대표적인 병이다.
어린아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 있는 병이지만, 사춘기에서 청년기 또는 갱년기 등 심신의 밸런스가 깨지는 연대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다.
변통이상(便通異常)이라는 증상에서 볼 때, 다음 세 가지 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지속성의 만성 설사형으로 신경성 설사라고도 한다. 보통 복통을 수반하는 便意가 있지만 배변에 의해서 아픔은 해소되고 식후 특히 아침식사 후 1~3회의 軟便 혹은 설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더욱이 긴장하거나, 불안한 상태에서 먹거나 하면 곧 변의가 생기고, 시험 때나 수업이 시작되기 전 같은 때는 화장실에 더 가고 싶어진다.
다음은 변비형으로 경련성 변비라고도 한다. 토끼똥처럼 동글동글한 변이나 가늘고 작은 변이 나온다. 복부에 강한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고, 변을 보아도 언제나 남아 있는 것 같다. 또 하나는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생기는 형이 있다.
그 밖에 분비기능이 특히 항진되면, 심한 복통과 함께 대량의 점액을 배출할 때가 있으며, 또한 가스가 많은 형도 있다.
어느 형이건 특히 오전 중에 증상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증상에 너무 신경을 쓴다든지, 불안해하는 사람, 만성적이라 낫지 않으므로 혹시 암이 아닌가 하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설사형으로 식사를 완고히 제한하거나, 편식하는 사람은 많이 야위기 때문에 암을 걱정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등교거부증이나 출근거부증의 사람에게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증상을 강하게 느끼거나 강조하며 힘든 것이나 싫은 것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있다. 설사를 이유로 시험을 회피하려는 일은 좋은 예에 속한다. 그러나 심리가 고정되거나 항상 이러한 행동을 하면 긴 안목으로 볼 때 그 사람으로서는 큰 손해를 보는 것이다.
이러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도 설사와 변비의 범주에 넣는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심한 복통 등이 있을 때, 오진으로 수술을 하여 오히려 병상을 악화시키고 빈회 수술증이나 복부 수술후 신경증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 병에서 볼 수 있는 우울증이 있다. 이는 변통이상의 가면을 쓴 가면(假面)우울증으로 한방에서는 소간해울제(疏肝解鬱劑)로 고친다.
이 외에도 주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가스 증상을 호소하는 환취증(幻臭症)이라는 것이 있다. 변비나 복부가 팽창한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병원에 오는데, 사실은 “방귀를 뀌지도 않았는데, 자연히 나온다”는 기묘한 증상이다. 기묘하기 때문에 자신도 납득하지 못하고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고민하며 자폐적이 된다. 이는 방귀에 관한 망상이고 실재하지 않는 증상으로 고민하는 것인데, 변통이상이 있어도 병의 본태는 이 환취증과는 별도이다.
<치료법>
치료는 정신요법, 식이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정신요법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과로를 피하고, 안정을 유지해야 하며 거기에는 기분의 전환을 꾀하고 스트레스를 제거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에 열중하는 것도 좋다.
식이요법으로서 과일이나 야채 같은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자극성이 있는 음식을 피하고 콜라, 사이다, 맥주 같은 청량음료를 피해야 한다.
약물요법으로서는 어지럼증이나 식곤증이 심한 무력체질자에게는 향사육군자탕(香砂六君子湯)을, 항상 몸에 미열이 있고 땀을 잘 흘리며 권태로워 하는 허약자에게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을, 두통 및 어지럼증이 있으며 특히 손발이 냉한 체질자에게는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을 쓴다.
그 밖에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반복되는 증상이 심할 때는 삼출건비탕(蔘朮健脾湯)이나 보장건비탕(補腸健脾湯)을, 변이 가느다랗고 변의 양이 적을 때는 귀비탕(歸脾湯)을, 복통이 심할 때는 보화환(保和丸)을 응용한다.
이와 같은 약물요법과 함께 자율훈련법 등의 심리요법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직장이나 학교, 가정에서의 대인관계 문제가 증상에 관여되었을 때에는 교류분석법 등을 활용하고 또 병의 증상에 너무 집착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모리다(森田)요법 등을 활용한다. 또, 설사가 두려워서 차를 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행동요법 등을 활용하면 아주 효과적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증상과 같이 생활한다”는 것이다. 병이 완치되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 증상이 남아 있어도 그 병의 본질을 이해하고, 병에 대한 마음가짐을 잘 정리하여 적응력을 기르면서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런 상태가 유지되면 신체증상도 저절로 소실되어 간다.
언젠가는 증상이 없어질지 모르지만, 두 번 다시 증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기대하고 조급한 마음자세로 치료를 하면 평생 걸릴지도 모른다. 즉, 느긋하게 치료를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옛날한의원(한의학박사 조홍건) www.hwab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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